
두번째 훈련이 시작되었다.
오늘 집결지는 여의도 공원이었다. 청라역에서 여의도역까지 40분밖에 걸리지 않아 너무너무 행복했다...또르륵
우리집에서 학교까지는 1시간반걸리는데 실제거리가 더 먼 여의도까지는 40분밖에 안걸리는걸까..
도착을 하고 나니 우리 먼저 사람들이 미리 걷고 있었다. 빡세보이더군요
4시30분까지 도착을 해야했는데 3시40분정도에 도착해서 한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딩가딩가했다.
전날 금요일까지 와드가 너무빡세서 목부터 등 이두 삼두 허리 허벅지 모든 부위가 고통을 호소하던 상태였다.
아무튼 몸을 조금씩 살살살 달래며 운동을 준비하던 중에 오늘의 운동용품이 지급이 되었다.
보스턴 마라토너가 신고 우승했다는 브룩스 신발이었는데, 브룩스라는 브랜드는 처음 들어봤다.ㅋㅋㅋ
신어봤는데 사실 내 신발이 더 편한 느낌이었다. 음.. 계속 신던 신발이라서 그런지 그냥 익숙하던것에서 벗어난느낌?
그래도 신다보니 또 가볍고 쿠션감도있어 괜찮았다.
두번째로 모이는거다보니 팀원들과 조금 어색한 부분도 있어보였으나 그래도 다시 모여서 얘기를 나누며 훈련준비를 했다.
박성찬 코치님과 함께 훈련을 하다보니 그래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얘기를 하지않았나 싶었다.
첫번째 훈련은 여의도 공원 3바퀴를 걷는 훈련이었다.
파워워킹 비슷하면서도 팔은 엄청 뻗지않고 허리와 모든 척추를 곧추세우고 제대로 걷는 훈련을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으나 지금 걸으면 햄스트링이 엄청 자극이 왔다. 제대로 걷는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평상시에 걷는 것들이 가벼워보였지만 정말로 각잡고 걸으면서도 힘이 많이 들었다는것에 대해 내가 몸을 제대로 쓰지 않고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걸으면서 옆에 계신 분과 얘기를 나눴는데, 순례자의 길을 다녀오신분이셨다. 스페인에 갔다가 전 세계를 다녀오신 분이셨다. 와,,너무 대단하시고 존경스러웠다. 말보다 행동으로 실천하신게 너무 훤할 정도로 자신의 주관이 있고 이를 실천하시는 분이신 것 같아보였다.
나도 올해 순례자의 길을 떠나가려 했지만, 참으로 아쉽다. 그렇지만 다시 열릴때까지 기도하고 준비해봐야지. 더구나 나는 지금 이 워킹크루에 함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걷고나서 우리는 여의도 근처 마포대교를 건너가며 생각을 가지는 시간을 가졌다.
한강수온을 체크한다고 우스갯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나도 그랬었고 그게 하나의 장난같이 생각했다.
마포대교를 올라갔을 때, 높은 위압감에 나는 조금 두려움에 빠졌다. 이 높은 다리위에 저 한강 깊은 곳으로 빠져 자신의 남은 숨까지 모두 내쉬면서까지 죽고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혼자서 이 긴 다리에 올라서기까지 두려움과 고뇌속에서 내가 살아야할지 멈추어야할지를 가늠하는 순간을 우리는 한강수온이 어떻냐느니라는 말을 무심결에 했던 내 자신이 생각이 났다.
약 1시간동안 걸었던 마포대교를 걸으며 이 다리 위에서 떨어지기 전에 얼마나 많은 슬픔과 고통이 있었을까.
점점 각박해지는 이 세상에서, 하루에 37.5명이나 죽는 이 땅위에서. 육체적인 배고픔이 아닌 정신적의 배고픔과 공허함으로 인해 아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생각을 한다.
가해자가 없고 피해자만 있는 세상에 살고있다. 자살을 하는 사람과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피해자일 뿐이다.
잠시 내 얘기를 하자면
친할머니는 내 부모님 결혼기념일날, 어머니가 주방에서 일을 하는 동안 난간에 스스로 떨어지셔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친할머니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라는 죄책감 속에 지금껏 행복해야할 기념일날이 되면 우울해하신다.
아버지는 해외에 출장을 가셨다가 당신의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하고 돌아오셨다.
그 후 10년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항상 해외에 출장을 가시거나, 본사 발령 제의나, 교수직 제의를 받을 때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것이 할아버지가 되었다. 당신 자신이 아니라.
따뜻한 작별이란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추모공간이라는 곳이있다. 그 곳은 아직 이 세상에 남아있는 가족들이 그 사람을 기리는 공간이다.
한 글 한 글 볼 때마다 자신의 잘못으로 치환하고 미안함, 괴로움으로 사무쳐있다. 당신들의, 그리고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닌데.
준비되지 못한 죽음은 우리가 평생의 죄책감을 가지고 살게한다. 그 죽음은 우리가 평생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고 잘 해주지 못한 것에대한 후회와 원망으로 가슴 속에 기생한다.
코로나 19사태 이후로 나는 가족들의 모습들을 조금씩 더 알게되었다.
우리집은 시시콜콜 얘기하는게 많은 집안이지만, 그것보다 더 속깊은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25년을 살면서 몰랐던 아버지의 취미와, 어머니가 좋아하는것과 싫어하는것들, 형 누나가 지금 당장에 준비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들어볼 때마다 내가 우리 가족부터 너무 무관심했던게 아닌가 싶었다. 그만큼 나는 나를 찾느라 신경을 세웠었고 그로인해 나도 내 주위를 살피지 않았다.

생명의전화는 그래서 언제나 밝아있는 가로등 앞에 홀로 서 있다. 언제, 어느때라도 그 자리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듯이. 그 사람이 위태롭게 서 있는 밤길 위의 등대같이 말이다. 모든 이들이 위로를 받고 뛰어내리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래도 외롭고 힘들었던 얘기를 털어줄 수 있는 나무가 있다면, 잠시 쉬어갈 수 있지 않을까.
워킹크루활동을 하며 자살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우리 곳곳에 소외된 사람들을 더 생각해보게된다.
내가 무심코 사람들을 소외시켰던게 아닌지, 조금더 세심하게 생각을 하게된다.
종교의 가르침처럼 이웃을 사랑하고 이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그런 향기를 내는 사람들이 우리 워킹크루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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