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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야 스물다섯째날

D-2
이제 허리 삐끗함

새벽 6시에 일어나 한라산가려고 버스를 탔다
첫차는 놓쳐서 한시간 기다려서 탐..
관음사 등산로로 간다!

환승하는 곳인데
건아 언제 제대해..

하늘 안좋은거 보이지
밑에는 비가왔고 위에는 구름 맞으면서 걸어갔어

관음사 -> 성판악

매일 산을 걷긴 했지만
오늘은 진짜 산을 오른다
한라산 고도가 2000미터인거 이제 알았음...
진짜 진짜 너무 높아

계단 실화냐..

이런 계단이 3시간 중에 2시간은 이렇다는거..
계단 있는 것도 차라리 감사하다
돌길이 엄청 많아...
내가 허리 삔 이유가 미끄러운 돌길에서 미끄러져서 그렇다는거..

비가오고 하늘에 구름들이 나를 맞이해서
카메라 물에 젖을까봐 많이 못찍었다
사실 너무 힘들어서 안찍은거임

하늘 정말 예뻐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내가 올라갔다니

중간 대피소에서 찍은사진
갑자기 하늘이 엄청 맑아졌다
백록담 가면 보이겠거니 했는데..
이때 이후로 하늘 또 엄청 꿍해졌다
그리고 나무들이 다 비에 젖었는데 영하였던 탓인지 살얼음이 되었다

이길부터 진짜 헬
배낭 들지 않아도 됐지만 배낭과 함께 갔다
이 1.3키로가 55분이나 걸린다고??생각했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진짜 너무 힘들었어

그리고 물도, 음식도 아무것도 안먹은상태에서 나가고
또 산을 오를 때 먹고 마실 음료 하나 사가지 않아서
다리가 정말 후들후들거렸던 것이 기억난다. 힘들어서기도한데 에너지가 없어서 진짜 당떨어진다는 신호..

오늘 백록담의 풍속은 36m/s였다
36m/s -> 130km/h...?
미친거아님? 이랬는데 그걸 인증하듯이 하늘이 저렇게 움직임
정상에서 백록담에서 타고 올라오는 바람에 진짜 날라갈 뻔했어
정말 뻥안치고 진짜 빨라

정상에 올라갔다
진짜 진짜 너무 힘들었다..
정상에 올라가는데
마지막에는 진짜 거의 기어서 올라갔다 뻥안치고
옆에 저 밧줄에 기대고 한발자국 올라갔음

이 사진 찍으려고 정상에서 40분정도 기다렸나??
그리고 바로 앞에서 기다리시던 분께서 난로를 주셨다
안쓰러워보였나보다

한라산 끝!!

해발 1900미터 정도 되는 높이를 3시간반만에 올라갔으니..
진짜 몰랐다 나 잘 걷긴 하는구나

내려갈 땐 형님이 빌려주신 스틱에 의지해서 내려갔다
내려가는데만 3시간 걸렸어
아무튼 한라산도 끝났다
언제 올라가보겠나 하던 산인데 올라가긴 했다..

바로 제주올레여행자센터가서 인증하러가기

나와 함께 했던 배낭..
집에가서 빨래하장..ㅎㅎ;

끝났네..
비행기표도 어찌어찌해서 주일 아침7시비행기표를 구했다
월요일날 왜 시험이야...후

 오늘도 형님이 묵으신다던 호스텔을 같이 쓰자고 하셔서
하루 또 묵는다 근데 엄청 좋아
뭔가 꽁짜로 묵는건 좀 그래서 치킨이랑 떡볶이 그리고 형님 드실 소주랑 맥주좀 샀다
사진을 안찍었네...
첫끼이자 오늘의 마지막 끼니를 먹었더니 너무 배부르당
비행기 티켓이 카톡으로 보내준대서 카톡을 이제 깔았다
보이는건 없지만 암튼 이것 저것 잘 사나보다

내일 뭐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냥 제주도 한바퀴 돌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해볼까 싶기도하고
내일 아침에 생각해봐야겠다

진짜 걷는게 끝났다
제주도 가기 전에 셋째랑 얘기했던게 기억난다
나를 의지하지 않게 해달라고
그리고 말은 안했지만 너에게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되길 바란다는 것도 있어

안보고싶은 날이 없었다
하늘 예쁘면 보여주고싶고 바다에 비치는 윤슬과 해 모든 것들이 다 생각이 나는데
그걸 떨쳐버리는게 참 힘들다

너가 나한테 했던 하나님을 만나고 오라고 했던 말
솔직히 나는 못지킨 것 같아
그냥 성경읽고 깨닫고 그러는데
아직도 너무 더 낮아져야하고 무너져야할 게 너무 많아
아직 하나님을 만났다기엔 내가 너무 높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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