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에 학생 두명이 자살했대”
퇴근하고 밥을 먹다가 어제 서구에만 두명의 학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뉴스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정신없이 일, 공부, 운동이란 굴레에 갇혀있으니 그 밖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새가 없다. 그러니 이 소식을 하루 늦게 보지. 저녁 밥을 거의 먹고 나서 또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돼서 그냥 공부를 접고 하루종일 누웠다.
일하기 전과 후의 연락하는 폼은 사뭇 다르다. 무미하다고 해야할지, 신경을 쓰는 정도가 다르다. 일단 내가 너무 피곤하니까. 주위를 바라볼 겨를이 없다. 그래서 그냥 수고했다, 고생했다 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나도 역시 듣는 소리다.
두 여학생이 어제 세상과 작별을 했다. 활동을 하면서 매일 외치는 하루에 37.5명이 자살한다는 그 수치중에 벌써 내 주위에만 2명이 포함된다. 처음에는 이 수치가 정말일까 싶었지만, 오늘 이 소식을 들은 후엔 이 수치가 정말이구나 싶다.
울면서 아파트에 오르기까지, 오르기 전에는 얼마나 더 큰 아픔을 지고있었을지 생각을 해보려했지만 너무 커서 포기했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거창하게 모든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들으며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는 능력자는 신 밖에 없다. 그래서 내 주위 사람들이라도 사랑하고 챙겨준다고 다짐했지만, 이번주의 나는 아직도 너무 지쳤다. 생각할 틈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너무 우울하고 그냥 계속 누워만 있었다.
며칠만에 친구와 오랜시간 통화를 했다. 목소리가 듣고싶었다. 내가 너무 소홀히 했던 것 같았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반가움 그리움 많이 혼합되어있었다. 그래도 다시 내 사람들 만큼은 사랑하고 싶다.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가 있듯, 나도 이들을 사랑하고 생각하고싶다.
자살을 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자살하기까지 우리가 무관심했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고 본다. 자살 하기 전에 징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구해달라는 시그널을 잡지 못하고 넘어가는게 다수라고 한다. 그 신호를 잡는 방법은 우리의 관심밖에는 없다.
기도해야겠다. 나를 내려놓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것.
이 세상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누군가가 한번이라도 그 사람의 손을 잡고 들어줄 수 있는 때가 많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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